2003 일본여행기 2. 마을 속에서

Posted by 메이아이 on 2006/12/19 07:55
Filed under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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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째인 이 날은 이 여행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날입니다. 가장 재미있기도 했고 가장 자유로웠고 이런저런 느낌도 많은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날은 바로 8월 15일.

...바다 건너 조국에서는 일본에서 해방된 것을 축하하는 행사가 이루어졌겠지만,
바다 건너 일본에 있던 저는 이 날 있었던 일을 가장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하우스텐보스에 대해서라면 코난에서 하우스텐보스를 배경으로 1시간 특집편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제가 타지 못했던 열기구가 거기에서는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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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15(2일째)

호텔의 아침식사는 뷔페였다. 그렇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내 아침식사는 딸기쨈을 많이 부어버린 토스트이다.
직원이 홍차를 따라주었다. 그리고 이 날, 홍차를 처음 마셔보았다.
아까 레몬 넣지 말라고 할 걸... 시다...

하우스텐보스 출국센터에서 만나자고 한 시간은 12시. 그때까지는 자유이다.
제일 처음 간 곳은 당연히 하우스텐보스 팰리스. 미술 박물관이다.
화가를 꿈꾸는 여동생,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시큰둥하게 구경한다. 아직 박물관 타입이 되기에는 멀었나보다.

정원은 예쁘다. 과연 '팰리스'라는 이름이 붙기에 알맞은 정원으로 가득했다.
'이런 곳에서 살고프다~' 라는 환상에 젖어들게 만들 정도였다.

중간에 부산에서 온 한국인 발견!
그러나 나는 외국에서 같은 나라 사람 만나면 반갑네 어쩌네 하며 친한 척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지나쳐서 하우스텐보스 안을 돌아다니는 버스를 타고 관광보트를 타러 갔다.

보트는 이곳저곳 하우스텐보스를 한바퀴 돌면서 안내 설명을 해주었다.
그것 외에, 느리게 지나가기 때문에 시원함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안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햇빛을 덜 쬐게 되는 장점 하나는 있었다.

하우스텐보스는 정말 넓었다. 일본인들도 2일 예정을 잡아두고 넉넉하게 봐도 모자란다고 할 정도이다. 그리고 그 넓은 곳들 대부분이 네덜란드풍 건물이라서 더욱 색다르게 보였다. 실제 네덜란드에 가면 이제는, 이런 아기자기한 건물 못지않게 빌딩도 많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기대했던 열기구!


[바람이 많이 불어서 지금은 못타요]
...원망스러운 날씨...
결국 열기구는 포기하고 포켓몬스터 AG 행사장으로 갔다.

들어갈 때 스탬프 노트를 받았다.
AG버전(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의 스타팅 포켓몬 세마리(키모리/아챠모/미즈고로우)와 지라치의 도장을 찍어서 다시 돌아오면 뭔가 준다고 한 것 같은데,
공교롭게도 지라치 도장은 행사장 밖의 어딘가에 방치되어 있었고, 길을 잘 모르는데다 시간이 부족했던 우리는 그 도장은 포기해야 했다.

행사장에서는 지금까지 나왔던 극장판들과 개봉된지 얼마 안 된 신극장판의 예고편이 있었다. 위에는 뭔가 만드는 곳도 있었던 듯 한데 그냥 지나갔다.
그리고 나오면서 인형을 두 개 사들고 나왔다.

(동생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라치 도장 못찍은것에 대한 한이 맺혀있다)


간신히 시간을 맞춰서 출국센터에 도착했다. 하우스텐보스 내에 없던 매점이 여기에는 있었다.
그곳에서 모여서 하우스텐보스를 나온 다음, 버스를 타고 후쿠오카로 향했다.
이제서야 제대로 된 '도시'를 보는 것이었다.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뭐라뭐라 설명은 하는데 창밖만 내다보느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게 그냥 평범한 도시같아서 설명이 필요없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간판이 일본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그냥 순환고속도로를 타는 듯한 느낌이었다.
고속도로 한편으로는 산, 한편으로는 빌딩이 늘어선 도시가 있었으니 당연하다.

먼저 도착한 곳은 아사히 맥주공장.
아마도 그 때, 가이드보다 내가 더 많이 안내원과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저 이것저것 아무런 의미도 없을 듯한 대화를 계속 해보고 싶었다.
에스컬레이터 옆에 늘어서있는 계절별 장식 중 겨울이 없었을 때 공장 안내원의 대답은 이랬다.

'아사히 맥주공장이 겨울처럼 추운 시기가 없기를'

정말 그랬는지 내가 물어보니까 즉석 대답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마음에 드는 대답이었다.

맥주 시식을 했다. 내 위로 다른 사람들은 전부 캔맥주 시식을 하고, 나를 포함해서 내 밑으로 미성년들은 모두 오렌지 주스로 만족했다.
그리고, 그 때 처음 '오렌지 주스도 캔으로 만들수 있구나'라고 알았다.
...환타인 줄 알았는데... 탄산음료가 아니라 정통 오렌지 주스였다.


그 다음에 간 곳은 다자이후텐만구. 학문의 신을 모신 신사라고 한다.
2일째의 이런저런 일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기억이 남아있는 일이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그 뒤로는 알아서 올라가는데, 절처럼 산에 있는 것도 아니고, 가는 길이 평범한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평범하고 조용한 주택가.
보이는 것은 편의점과 지하철역, 그리고 주택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여행에서도 이런 곳에 오는구나' 라는 생각보다도 '평범한 거리를 지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더욱 강렬하게 남았다.


신사 가까이로 가니까 이런저런 가게가 많이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카리기누(였던 것 같다)를 입은 헬로키티 인형이 귀여웠다.
살까말까 하다가 가방에 공간이 모자라서 결국 포기하고 신사로 향했다.

신사 앞에는 손을 씻는 곳이 있었다. 분명히 손씻는 것도 어떤 규칙이 있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저런 매체에서 많이 본 무녀들과 신주가 보였다. 가이드의 말로는 신주부터 해서 대부분 신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부업'으로 한다고 했다.
만일 그렇다면 신사에 대한 것에 신성성이나 종교성은 많이 떨어질 것 같은데, 대신 더 일상적이고 친근감이 느껴지지 않았을까.

신사 안은 덥다는 이유로 동생이 칭얼대는 바람에 많이 보지 못했다.

내려오면서 편의점에 들렀다. 코난 42권 GET!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한식당이라 익숙한 맛의 음식을 먹는 것은 좋았지만, 그릇은 일식이었다.
정말 양이 적었다.
거기에 젓가락만 써야하는 것도 불편했다.
나는 여자애 중에서도 젓가락만으로 밥을 못 먹는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펜팔과 전화를 해서 만날 장소를 정했다. 호텔로.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펜팔이 불렀다. 이것저것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도 '비매품'이고 'Fukuoka'가 써진 헬로키티 메모장이 최고였다.

우리가 머무는 호텔에서 후쿠오카 캐널 시티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한다.
후쿠오카 토박이가 안내를 하니 걱정없이 갔는데, 그렇게 큰 쇼핑몰일줄은 몰랐다. 도넛을 길게 늘여놓은 듯한 형태의 쇼핑몰로, 가운데 뚫린 곳에는 커다란 사천왕상이 놓여있었다.

일단 CD점과 책방에 갔다. CD점은 일본 가게에 일본 곡들 많은 것은 우리 나라 CD점에 우리 나라 CD 많은 것과 같으니 놀랄 일은 없었지만,
'만화책 공간이 서점의 절반이나 되는 것'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만화책 많다...

배가 고파서 우동 가게로 갔다.
앉는게 특이했다. 탁자 밑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서, 의자에 앉는 것과 비슷했다.
본체인 우동은 꽤나 짰다. 다 먹는 것도 겨우였다.

분명히 일본 것은 싱거울텐데... 라고 생각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우동을 먹어봤지만, 역시 캐널 시티의 우동이 더 짰다.

하지만 더 놀랐던 것은 유카타.
누가 개량한복에 둘리를 그려넣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였다.
여행 기념으로 여동생에게 사 준 유카타는 분홍색으로, 전체에 빨간 리본을 단 하얀 고양이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호텔로 돌아와서 펜팔과 헤어졌다. 그리고 만화책 속에 푹 빠져서 시간을 보낸 후에 겨우 잤다.
2006/12/19 07:55 2006/12/1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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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케이루스  2006/12/19 1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한국에서도 캔에 담긴 오렌지 주스를 팔아요 (...);
    그나저나 정말 재미있으셨겠군요.
    • 메이아이  2006/12/19 22:0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혀 주스를 좋아하지 않으니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저는.
      나중에 돌아온 후에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걸 알았지요.
  2. foxer  2006/12/20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가서 세번이나 아침먹을 기회를 잠과 바꿨던 기억이;;제가 일본에서 먹었던거 중에 제일 맛있었던건 라면이에요ㅋ캇스(?)였나..하여튼 그런 비슷한 라면이었는데:)
  3. 소금이  2006/12/20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3년전 여행기인데, 오늘 쓴 여행기같이 손에 잡힐듯하네요 ^^ 열기구를 못타셨다니, 다음엔 꼭 타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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