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일본여행기 1. 스파게티와 불꽃놀이

Posted by 메이아이 on 2006/12/17 11:11
Filed under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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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고2때 여동생과 갔던 일본여행입니다.
8/14~8/17 3박 4일간 투어 여행이었습니다만, 개인행동이 워낙 많은 곳이라 부담은 없었습니다.

이번 겨울, 모든 걸 저에게 떠맡긴 일본 여행을 갈 생각입니다.
(물론 동생과)
그 전에, JLPT 2급 합격 소식을 듣고 떠났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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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14(1일째)

중국에서는 중국어를 쓴 적이 없었다. 수학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어설픈 영어나 우리말로도 통하는 중국이었고, 옆에 영어과나 중국어과 애들이 있다면 당연히 그런 아이들에게 대화를 떠넘기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 물론 투어 여행의 특성상 가이드 옆에 쪼르르 붙어다니면서 가이드에게 모든 대화를 떠맡기면 된다. 하지만 그래서는 일본에 온 맛이 없다.
결국 3박 4일의 일정 동안 나는 한 번도 가이드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라고 부탁한 적이 없었다.

광주에서 김포공항으로, 김포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비행기를 두 번 타더니, 동생은 결국 막판에 멀미를 하고 말았다. 아무리 봐도 이건 내공 부족에 따른 현상이다.
인천공항에서 여행사 사람들과 만나, 그곳에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자유시간이었다.

아마 내린 곳은 나가사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우스텐보스가 그렇게 가까울 리가 없으니까. 일본은 당시에 비가 오기 직전의 날씨였다. 그리고 내가 일본어를 처음 쓰는 것은, 생각도 못한 곳에서 일어났다.

입국 확인하는 곳에서 동생이 걸린 것이다. 물론 입국신청서를 써 준 것은 나니까 내가 빠뜨리고 적은 탓이긴 하지만. 일단 적당히 입국신청서를 메꿔주고 둘이 나왔다. 처음 일본에서 일본어로 말해보는 것이라 그 순간에는 떨리겠지, 라고 생각한 게 확 날아가버렸다. 완전히 돌발상황이었는데도 자연스럽게 일본어가 나온 게 신기했다.


공항에서 깨달은 것 두 가지.

1. 우동, 함부로 못먹겠다.
우동값이 1000엔이면 우리 돈으로 만원이니 여행온 고등학생 신분에 마음껏 먹을 수 있을 리 없다. 비싸다...

2. 일본 삼각김밥, 맛없다...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알 수 없었다. 먹다가, 버려버렸다. 결국은.
(그래놓고는 150엔이나 받는다!)


버스를 타고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선착장 비슷한 곳에 도착했다. 역시 회화의 기본은 이것저것 말해보는 것. 매표소 직원에게 계속 '가는 데 어느정도 걸리나요' 라고 물어보고, 대답을 알아듣는 것에 아주아주 만족했다.

하우스텐보스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50분.
그리고 대부분 잠이 들었다.


나가사키는 에도 시대에 일본이 네덜란드와의 교역 창구로 열어놓았던 도시다. 하우스텐보스는 그 네덜란드 풍으로 만들어진 관광지이다. 일본식 건물은 커녕, 일반 빌딩 스타일의 건물도 없다. 매점도 없다. 그리고 아주아주 넓다.

하우스텐보스에 들어갈 때는 '입국'이라고 해서 마치 다른 나라에 들어가는 것처럼 표시해 두었다.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포켓몬스터 AG 행사 포스터가 보인다.

...내일 일정 결정.


호텔에 짐을 풀고 가볍게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하우스텐보스의 식당들이 7~8시면 문을 닫는다고 하니, 6시를 살짝 지난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먹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았다. 거기에 비싸기까지 하다. 그래서 가장 싼 곳을 골라 가벼운 스파게티점에 갔다. 30분 가까이 서 있어야 한다는데, 나와 여동생의 한국어를 알아들었는지 종업원이 한국어로 된 메뉴판을 가져다줬다.

그래도... '뽀모도로 바질리코' 라는 이름은 일본어 메뉴판에만 있고 한국어 메뉴판에는 없었다.

다음날인 8월 15일은 'お盆'이라는 일본의 명절이다. 그래서 주변에 기모노차림의 여자들이 많았다. 물론 그들 대다수가 핸드폰을 보고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20대였다.

30분 후에 식당에 들어갔다. 종업원이 우리가 신기했는지 계속 말을 걸어온다. 오호, 광주를 아시는 분이로군요! 지금까지 서울이나 부산은 알아도 광주를 아는 사람은 본 적이 없는데, 오히려 내가 더 그 종업원을 신기하게 여겼다.

맛있게 먹고 나온 후의 계산.
아직도 숫자에 약하다. 천 단위의 숫자를 빨리 부르면 아직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천천히 말해주세요'라고 부탁해야 한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안내센터에서 일본인 펜팔에게 전화를 했다.
내일 후쿠오카에서 만나자고 했다. 어차피 펜팔도 후쿠오카 사람이니 만나는데 문제는 없다. 후쿠오카의 캐널 시티를 갈 때 도움이 크게 될 듯 하다.

방송으로 '오렌지 광장에서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입니다' 라고 나온다. 오렌지 광장은 우리가 머무는 호텔 바로 앞에 있는 곳이었다.
불꽃놀이, 정말 화려했다. 거기에 이런저런 연출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소리와 조명과 불꽃의 조화가 꽤나 예뻤다.

불꽃놀이를 다 보고 동생을 데리고 호텔로 왔다. 이 아이는 피곤했는지 그대로 자버리고, 나는 한참 mp3을 듣다가 그냥 자버렸다.
침대, 푹신푹신해서 좋았다.
2006/12/17 11:11 2006/12/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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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케이루스  2006/12/17 1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 회화가 되신다니 부럽습니다 -┏
    저도 일본 여행 가보고 싶은데 말이죠 (...);
  2. foxer  2006/12/17 15: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전 일본갔을 때 일본어를 하나도 몰라서 영어만 하고 다녔었는데..제일 좌절을 느꼈던건 모스버거 알바랑 저랑 서로 영어발음을 못 알아들었을 때..진짜 간단한거였는데-_-;
  3. 카에  2006/12/17 23: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빠가 일본 초딩에게 영어로 길물어보았더니 초딩이 자전거타고 쏜살같이 도망치더군요 -ㅅ-;;;
    저도 하우스템보스갔다왓는데.. 고1때였죠 아마. 저는 어느곳에 가든지 언어에는 금방 익숙해지는 타입이라서(그 언어를 배웠다는 전제하에) 짧은 일어실력으로 통역하고다닌;; 거기 좋았지요 'ㅅ'
    그러고보니 저는 후쿠오카지방은 두번이나 갔내요 일본 여행은 두번뿐인데... [다른 한번은 고2때 자매결연학교에 간거..]
    • 메이아이  2006/12/18 18: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중국 수학여행에 갔을 때 친구들이 일본 여학생들에게 영어로 물어봤는데 애들이 도망쳤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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