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그 문제점

일상 2008/10/02 16:20

저는 거의 대부분 '그렇구나~' 라는 생각으로 넘어가는 편입니다.
맘내키는대로 해석하고 잊죠. 그게 저와 관련된 거라 해도 말입니다.

그런데 참 오늘은 기분나쁘군요.

조별 과제를 할 때, 다른 애들이 해 온 보고서를 뭉쳐서 하나로 만드는 편집.
그거 편해보여도 대단히 피곤합니다.

무엇보다도, 애들이 빨리나 보내주면 또 몰라요. 지난 학기에는 새벽 1시 넘어서 보낸 애들도 있습니다.
그 다음날 수업이 늦게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러면 그걸 싹 정리해야 하는 사람은 그게 다 올 때까지 잠도 못 잡니다.
그래도 저는 통일성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그거 다 고치고 잡니다만,

어제는 예외였습니다.

지난 주 실습 첫날부터 감기를 심하게 걸려서, 어젯밤에는 난데없이 심해진 감기몸살로 겨우 집에 왔어요.
수업 후 조별 토의가 끝난 시간이 대충 5시 정도였군요. 학원 갔다 돌아오니 9시 반이었습니다.
다른 애들이 과외가 있다고 해도 말이죠. 그러면 차라리 도서관에서 보내줬으면 됐을 거 아닙니까.
역시 그 때 '지금 보내줘~' 하고 말했어야 하는건데.

10시 반까지 기다려도 네 개 중 두 개가 안 오더군요.
몸살이 심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그대로 자버렸습니다. 다른 애에게 '나 대신 해줄래?' 라고 문자 보내고 말이죠.
(사실 답문이 없는 시점에서 이미 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늘 아침, 수업은 10시에 있고, 집에서는 8시 반 전에 나가야 됩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집에서 8시에 나왔어요. 일찍 가려고 환승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버스가 막힐 대로 막히고, 환승할 버스는 오지도 않고.
결국 9시 40분에 복사집에 들러서 일단 나머지 두 개를 미리 편집한 것에 붙였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고칠 수는 없었고요.

그랬는데 그걸 가지고 '일처리 이렇게 하면 안 되죠' 라거나 '이게 뭐예요' 라거나,
그 직후에 제가 제가 말한 '몸살이 심해서'는 듣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바로 뒤로 돌아서 다른 애들과 이야기하던 걸 보니.
아무리 수업안의 아이디어를 자기가 냈다고 해도 말이지, 그럴 거면 일찍 보내면 또 몰라요.
메일 수신 시각이 약 11시 40분이더군요.
(몸이 멀쩡했더라면 평소 수면시각이 12시 반이니까 상관없었겠지만 말이죠.)


어차피 자고 나면 내일은 휴일이니까 거의 잊어버릴 일이지만,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건가, 하는 자괴감까지 들 것 같더군요.
우리 조원들, 저만 빼고 네 명 다 저보다 어리니까요.

이렇게 눈에 띄지도 비중있어 보이지도 않고 잘해도 그만이고 못하면 혼나는, 이런 건 좀 너무하군요.

2008/10/02 16:20 2008/10/0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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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금이 2008/10/02 1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선생님들이 조별과제를 통해 여러 사람이 뭉쳐 집단지성을 이루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조별발표는 잘난 사람 1명과 나머지 무임승차 인원들의 모임이지요. 전 처음부터 자료조사같은 기본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혼자 다 하는 편입니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더군요. ^^;;

    • 메이아이 2008/10/02 2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조별과제를 할 경우는 거의 100% 마무리작업용 막노동꾼 한 명 생기고, 주도권 잡는 1인과 그외 사람들로 이루어지죠.

  2. 라브에 2008/10/02 2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원래 마무리작업용 막노동꾼 비슷한 역을 맡았었습니다만 대학 와서는 같이 다니는 언니가 자진해서 맡아 줘서 좀 편해졌어요;
    하지만 그래도 편집의 괴로움은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성격이 또 쓸데없이 꼼꼼해 놔서 한번씩 읽고 맞춤법이나 비문 교정도 하죠, 형식 다 맞추죠... 피곤합니다;
    원래 그렇게 휙 맡기고 마는 사람들한테는 변명이 안 통해요... 잘되면 자기 덕분 못되면 남탓인걸요... 너무 신경쓰지 마시길ㅠㅠ

  3. 아크엔젤 2008/10/06 0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고는 하지만 저런 사람처럼 행동하기는 좀 그렇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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