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밍할 때는 부디 우리나라 휴대폰으로 빌려가시기 바랍니다.
2. 여행 전날 운동화 사는 것은 신중히 고려하시길.


일본서 돌아온 직후 코미케 74가 열렸습니다.
지령전 정식판에 괭이갈매기 ep3이 뜨는 바람에 한동안 그 두 개에 푹 빠져있군요.
오랜만에 니코도 자주 가고요.


바보 까마귀에게 핵융합 능력을 주면 이렇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초 뒤 상황은 맘껏 상상하시길.

최종스테이지인 6면 보스임에도 불구하고 음악은 카리스마 우아함 몽환적임 웅장함 따위 아예 없이 가벼움.
거기에 4면 보스의 애완동물. 흑막 모리야 신사의 두 신에게 부려먹힘.
제작자는 우츠호의 테마곡 소개글에서 노골적으로 '어차피 새니까요' '약한 요괴가 난데없이 강한 힘을 받으면 이렇게 됩니다'는 식으로 우츠호를 '핵 가진 치르노'급으로 규정하는군요.

덤으로 레이우지 우츠호의 스펠 발동 모션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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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8.2(土)

2인 2박에 8만엔을 쓴 호텔은, 유감스럽게도 미나미센쥬의 싸구려 방 같은 그리움이 남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대학생 한 명과 중학생 한 명이 가기에는 대단히 호화로운 여행이었다. 예약하고 계획짜는 나로서는 그리 반갑지 않았다. 기쁘기는 하지만 뭔가 시원하게 떨어지지 않는 기분 상태였다. 여동생은 드디어 디즈니 리조트의 고급 호텔에서 잘 수 있다고 가기 전부터 대단히 기대를 하고 팔짝팔짝 뛰었지만, 나는 숙박료만 많이 쓰고 실속이 없는 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러면 여행사 여행과 다를 게 없잖아! 라고 생각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여름이었던 것이 치명적이었다. 여름과 겨울의 상태가 극단적으로 다른 나로서는 여름에 야외활동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남쪽 나라로 가서 8박 9일이나 머무르라니. 가기 전에 큼직한 모자도 사고 계획도 여유있게 해 두지 않았더라면 분명 달성률은 50%도 되지 않았을 터.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서울로 가는 것이 아침 7시 50분 비행기라서 집에서 6시 반~7시 사이에 나가야 하는데 새벽 1시를 넘겨서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운해를 보게 되면 이곳이야말로 신이 사는 세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광주-서울행 비행기에서 본 것은 정말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였다.
유감스럽게도 실제로는 물방울 덩어리라 올라갔다가는 즉각 낙하하게 되겠지만.


그렇다면 서울행 비행기에서라도 잤으면 좋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교통수단을 타고 나서 30분은 지나야 잠을 자게 된다. 그런 피로가 쌓였기 때문인지 인천 국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에서는 정신없이 잘 수 있었다. 순식간에 한 시간이 지나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어느 정도 원래 컨디션을 되찾은 상태였다.

잊지 않고 로밍. 그렇지만 여전히 자동로밍은 되지 않았다. 동생은 요금제 때문에 또 불가능하였다. 로밍용으로 일본 휴대폰을 빌려가지고 나왔다. 우리 것은 그 때 물량이 다 떨어져서 오래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거기에 NDSL 충전기를 위해 일본에서 쓸 수 있는 어댑터를 산 다음, 밴드라거나 진통제 등 간단한 약을 사고 제대로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점에 들어가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트렁크는 광주에서 아예 나리타 공항행 비행기로 연결하도록 맡겨버렸기 때문에 가벼운 몸으로 들어갔다.


나리타행 비행기는 11시쯤에 출발하는 것이었다. 면세점에서 이미 점심을 먹었기 때문에 기내식은 먹지 않았다. 언제나 쇠고기덮밥. 가끔은 비빔밥도 내 주면 맛있게 먹겠는데.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리타 공항은 너무나 길다. 입국심사장까지 거리가 너무나 멀어서, 이대로 짐이 설마 흘러흘러 떠나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기우도 해버릴 정도로 길다. 덤으로 입국심사장에서는 외국인용 심사대에 한국인이 바글바글하여 더욱 걱정을 부추겼다.

후에 인천공항으로 돌아왔을 때는 외국인용 심사대에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슬펐다.

짐을 되찾고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쿄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오사카행 신칸센 히카리호까지 예약을 했는데, 아-! 어째서 이런 실수를 했을까. 이번 여행의 최대의 문제점은, 여행지에서 모든 걸 책임지고 있는 내가 제정신이 아닌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 첫번째로, 3시 33분 열차라고 해 놓고 '15시 33분이죠'라는 직원의 확인에 잠시 멍해져서 '아뇨 16시 33분이에요'라고 대답해 버린 것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창가는 모두 꽉참. 어쩔 수 없이 그린칸(특실)을 예약했다. KTX의 일반실과 특실의 요금차이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비쌌다. 그러나 어쩌랴, 후지산 보고 싶은데.

황당한 장면을 보았다.
한 서양인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자리를 점령하고 있는 것.
알고 봤더니 그 서양인 관광객은 C08이라는 '표 발급번호 비슷한 것'을 자리 번호로 착각하였던 것이다. 더욱 묘한 것은 서양인 관광객의 표에는 C列12席이라고 한자로 적어져 있고, 중국인 관광객의 표에는 C line 8 seat 라는 식으로 영어로 적어져 있는 것이었다.

한자라면 자기보다도 눈 앞의 동양인이 더욱 잘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서양인, 너무나 당당한 태도로 'C08이 자리 이름이에요' 라고 하고 있는 모습이라니. 후에 어머니께 이 이야기를 했더니 '서양인은 지나치게 동양인 앞에서 굽힐 줄을 모른다'고 개탄하셨다.

그 서양 사람이 우리 자리를 그렇게 점령했다면 되는 영어 안 되는 영어 다 가져가 쓰면서 자리를 돌려받았겠지만, 우리 자리도 아니고, 자리를 빼앗긴 사람이 우리 나라 사람인 것도 아니라서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았으니, 그저 중국인들에게는 '이 자리 맞아요'라는 식으로 제스처를 해 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후에 승무원이 직접 찾아와서 해결을 해 주었다.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의 차창 풍경은 우리와는 묘하게 다르다.
2년 전에 비해 지금은 아파트가 조금 더 늘었지만 여전히 주택이 많고, 기와지붕에 목조건물이 많이 보였다. 일본의 일반 주택에는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 2층이 있다는 것은 대단히 부러웠지만 그만큼 집이 무지하게 좁기 때문에 그리 내키지는 않았다.


도쿄역까지는 느긋하게 30분 정도 걸렸다. 방송에서 '이 다음 역은 종점 도쿄입니다'라고는 했으나, 정차하는 곳이 대부분 나리타 근처라서 도쿄까지는 그저 쉬지 않고 쭉 가게 되었다. 열차 안도 조용하고 쓸데없는 방송도 나오지 않아서 편안했다.

다만 전날 산 신발이 발목 뒤를 자극하는 게 대단히 꺼림칙했다. 아니나다를까, 마이하마행 게이요선을 급하게 타려고 트렁크를 들고 뛰다가 결국 까졌다. 지금은 늘어나서 대단히 편하게 되었지만, 여행기간동안은 밴드를 붙이고도 아플 정도였다. 역시 먼 길 갈 때는 쓰던 것을 가져가야 되는 것이 최고다.


일단 트렁크부터 처리하기로 하였다. 디즈니 리조트 게이트웨이역에서 열차를 타고 베이사이드 스테이션에서 내렸다. 이쪽에 디즈니 리조트 오피셜 호텔 대부분이 모여있다. 막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가 머물 호텔로 가는 전용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버스는 길을 따라서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호텔에 도착했다. 도쿄 베이 호텔 도큐. 가격면에서는 오쿠라보다는 비싸지만 식사 제공해주는 숙박플랜을 감안하면 가장 싼 곳이었다.

체크인할 때 바닷가 쪽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정말 바닷가 쪽으로 해 주었다. 보통 바닷가 쪽이라면 상당수 사람들이 바라기 때문에 금방 차는 게 아니었나... 하면서도 리조트 방향도 제법 멋있었겠다고 생각하면서 혼자 납득해버렸다. 저쪽에서는 아무 말도 해 주지 않았는데.

아침은 두 번, 저녁은 한 번 호텔 안에서 먹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3끼 전부 뷔페. 그렇기 때문에 도쿄 디즈니 리조트에서 머무는 동안 뷔페는 원없이 먹는 2일간이 되었다. 그 이후에도 먹을 일이 생긴 것이 또 문제 아닌 문제였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경어라는 경어는 전부 쓰고, 거기에 대단히 하이톤의 목소리를 한 호텔 직원은 우리를 방까지 안내한 다음에 방 안에서 이런저런 안내를 전부 해 주고 공손히 인사한 후 떠났다. 지난 번에도 그랬지만 이때까지 나는, 경어 알아듣기가 가장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오사카에서 사투리에 제대로 직격탄을 맞기 전까지는.


익스피어리는 디즈니 리조트 게이트웨이역에 있다. 본 보이지와는 약간 떨어져 있었지만, 짐을 풀고 밖에 나와서 두 곳 다 갔다. 후자는 선물사러, 전자는 밥먹으러. 아무튼 이곳은 미키 하나 붙여두고 가격이 하늘을 찌를 정도. 바가지의 전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면서도 사고 싶어지는 것은 어째서인지 모르겠다.

익스피어리 3층에서 먹었던 것은 정통 나폴리풍이라는 피자. 물밖에 리필이 되지 않는 곳에서는 콜라도 아껴먹어야 하니 약간 피곤했다. 거기에 그 피자는 토마토 '소스'가 아니라 진짜 토마토를 갈아서 얹어놓아버렸다. 처음 몇 조각은 맛있게 먹었지만, 토마토의 양이 대단히 많았기 때문에 뒤로 가면 토마토를 벗겨내고 피자만 먹어야 할 정도로 물려버렸다. 정말 한동안 토마토를 먹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우리가 오기 직전에 지진이 났더라고 한다. 모금함을 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넣어주라고 하는 사람에게, 일부러 그 말을 못 알아들은 척, 일본어를 모르는 척 하여 1달러 넣어주고 왔다. 이 때는 아직 만 엔짜리밖에 없었는데 기부에는 거스름돈이 없으니까.


돌아오는 길에 불꽃놀이를 보았다. 카사이 임해공원 쪽에서 터진 것도 있고, 눈 앞의 디즈니랜드에서 쏘아올린 것도 있었다. 이 날은 8월의 첫째 토요일이라서 게임 속에서도 처음 불꽃놀이를 보았다. 거기에 며칠 전이었던 7월 말에는 도쿄 스미다강에서 큰 불꽃놀이 축제를 하지 않았던가.
정말 이 나라는 불꽃놀이 좋아하는 나라이다.


돌아오니 9시를 넘어 있었다. 내일은 일찍 먹고 개장할 때 들어가야지~ 라고 생각하며, 폰의 알람도 맞춰두고 푹신한 침대 안에 들어가서 그대로 자버렸다.
...시계가 엉망이라는 것도 전혀 모른 채.
2008/08/30 11:18 2008/08/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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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키하 2008/08/30 1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에 복선인가욧!?
    구름이 정말 멋지네요..
    저도 갔을때 느낀거지만, 뭔가 비슷하면서 다른느낌이 일본인거같아요 ~ㅁ~

    • 메이아이 2008/08/31 2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더 멋진 것은 돌아오면서 찍었답니다. 비행기는 사실 구름보기 빼고는 버틸 게 없죠.

  2. 소금이 2008/09/01 17: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먼 여행을 위해선 길들인 신발이 최고인 것같아요. 그나저나 다음 여행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

    • 메이아이 2008/09/01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일 주일 이상은 신어서 길들이지 않으면 힘들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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