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Posted by 메이아이 on 2007/08/08 00:36
Filed under 일상/새로운 것

화려한 휴가-디 워-서핑업 세 개는 이번에 꼭 보려고 벼르고 있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내일부터 1주간 CGV 첨단점의 모든 좌석이 0석으로 되어있는 기묘한 일이 생긴 관계로, 오늘 벼락치기로 화려한 휴가를 보았습니다.

매년 들었던 '과거사'가 배경이라서 딱히 내용에 대해 뭐라 말할 것은 없고, 단지 어릴 때부터 광주에서 살아온 사람으로서의 감상만 가득합니다.


나이차는 많이 난다고는 해도, 10대 중반과 20대 초반인데도, 동생과의 세대차를 느꼈습니다.

화려한 휴가는 구 전남도청(현재의 문화전당)앞 거리가 배경입니다. 밀리오레 근처에 있으며, 버스에서 사람들이 꽤 많이 내리고, 지하철이 지나가며, 삼복서점이나 충장서림이 있는 곳입니다.
어머니가 사셨다고 하는 화정동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그래서, 계속 궁금했지요. 저 상황이 도청 인근과 대학 근처에만 해당되는지, 아니면 광주 전체에 해당되었는지 말이죠.
(당시의 광주는 직할시가 아닌, 그저 전남도청 소재지였습니다. 그 당시 광주는 지금보다 많이 작았지요.)

시간도 계엄군이 처음 들어온 17일, 폭발한 18일, 21일, 마지막의 27일을 다루고 있어서, 그 사이의 며칠간이 어땠는지 상상이 되면서도 정확히는 모르지요. 또한 시민군의 행동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어서 그 외의 일반 시민들은, 시민군에 참가한 가족을 끌어서 데려가는 정도가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들었던 것입니다.

'집 밖에 못 나갈 정도로 무서웠다. 할머니가 못나가게 했다'
'밖에서 총소리가 땅땅 들렸다'
'밤에는 빨리 불 끄라고 했다'
'학생들이 '힘을 합쳐서~' 라고 방송하면서 지나갔다'

...모두 영화 내용(도청 인근)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동생과의 세대차는 영화를 다 본 후에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5.18만 되면 특별조회를 하고 하루종~일 그 이야기를 듣고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저 '군인 나쁘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 80년 당시 군인이었던 아버지에게 광주 왔었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아주아주 큰 일이라고 알고 자라왔습니다.
민주화운동이 광주에서 일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배웠고, 그게 당연하다고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동생은 전혀 모르더군요.
학교에서 아침에 비디오 틀어주는 것이 전부라고 합니다. 물론 1년에 한 번 있는 일이고, 벌써 30년 다 되어가는 일이라서 사실 우리 세대의 사람들도 잊고 사니까 어쩔 수 없어도,
조금은 서글퍼지더군요.


그나저나 세트장 꼭 가봐야겠군요. 마을 안에 있어도, 걸어가자니 멀고, 마을 안에서 환승하기도 꺼려져서 안 가고 있었는데.
2007/08/08 00:36 2007/08/0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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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화려한 휴가(May 18)..2007

    Tracked from Foxer's Burrow 2008/03/19 15:26  delete
    작년(2007) 여름을 디워와 함께 영화계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바로 그 영화. 화려한 휴가를 이제야 보았습니다. 화려한 휴가 영화 정보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딱히 모르시는 분은 없으실테고..
  1. 라브에  2007/08/08 0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광주 사시는 분들은 감상이 또 색다르겠네요...
    요즘 저 영화랑 디워랑 논쟁이 붙어서 상당히 가슴아픕니다. 영화 하나를 가지고도 정치판의 검은 속셈이 돌아다니는 게 슬퍼요.
  2. foxer  2007/08/08 1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혜택(?)을 많이 받은 경상도 사람이라 괜한 미안함..같은걸 가지고 있어요...왠지 좀...더 미안한건 제가 그 시대에 광주에 있었다고 해도..혹은 지금 시점에서 그런 사건이 또 발생한다고 해도 제가 과연 거기에 참여할까..를 생각해보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거에요;;
  3. 케이루스  2007/08/08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직접 경험해 보지 않거나 계속 봐오지 않은 사람에게는 5·18 민주화운동이라는게 아무것도 아니겠지요;
  4. 『에르』  2007/08/08 1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상도에서 자란 전 5.18을 '사회수업'을 들으므로써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광주에서는 비디오 틀어주기라도 하는군요;;
    이것도 지역차이인가...
  5. 빈둥이v  2007/08/08 20: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나름 광주고향으로..
    아버지께서 당시 광주출신의 군인이셨습니다^^;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사람만 없다면 참 좋은 세상일듯 합니다~
  6. 아인  2007/08/08 22: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5.18은 저도 아주 상세하게는 모르지만
    요새 애들은 더욱 모르더군요
    나름대로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
  7. StarLight  2007/08/09 1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엔 광주에서도 5.18에 대해 잘 안가르치나 보군요..
    나름 한국 근현대사의 큰 사건이였는데 말이죠.
    이래서 어떤 역사선생님이 주장하는 바로는 한국근현대사가 필수과목으로 내려와하 한다는 말이 가끔 맞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니까요;;
  8. Hee  2007/08/09 22: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이 지날 수록 더 많은 것이 밝혀져야 하는 데도..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것이 잊혀지고 묻혀지는 것..
    참..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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